
여름에 에어컨을 켜면 시원한데, 이상하게 머리가 지끈거리거나 멍해지는 느낌을 받는 사람이 많다. 단순히 “차가워서” 생기는 현상일까? 사실 이 두통은 혈관 수축, 근육 긴장, 체내 수분 균형이라는 과학적 원인이 겹쳐 나타난다. 에어컨 바람이 몸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차근차근 살펴보자.
(찬 바람이 혈관을 갑자기 수축시킨다)
에어컨 바람이 머리나 목에 직접 닿으면, 피부와 두피의 말초 혈관이 급격히 수축한다. 우리 몸은 체온을 지키기 위해 자동으로 혈관을 조절하는데, 이 변화가 갑작스러우면 혈류량이 불안정해진다.
특히 머리 쪽 혈관은 신경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수축과 이완이 반복되면 압박감·지끈거림으로 느껴진다. 편두통이 있는 사람에게서 에어컨 두통이 더 잦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목·어깨 근육이 굳어 신경을 자극한다)
에어컨 바람은 대부분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이때 가장 먼저 노출되는 부위가 목과 어깨다. 차가운 자극을 받으면 근육은 방어적으로 수축하고,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근육 긴장성 두통으로 이어진다.
목 뒤 근육이 굳으면 머리로 가는 신경이 자극을 받아, 머리 전체가 무겁거나 뒷머리가 당기는 느낌이 들 수 있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다면 증상은 더 심해진다.
(실내 냉방은 ‘탈수성 두통’을 부른다)
에어컨을 켜면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고, 땀이 줄어 수분 섭취 신호도 둔해진다. 하지만 몸속 수분은 호흡과 피부를 통해 계속 빠져나간다.
이때 가벼운 탈수만 생겨도 뇌 주변 조직의 수분 균형이 깨지면서 두통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커피·차를 자주 마시는 사람은 이뇨 작용 때문에 탈수가 더 빨리 진행된다.
정리
에어컨 바람으로 인한 두통은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다. 혈관 수축, 근육 긴장, 실내 탈수가 겹쳐 나타나는 명확한 생리적 반응이다. 바람이 직접 머리와 목에 닿지 않게 방향을 조절하고, 얇은 겉옷으로 체온을 완충하며, 물을 자주 마시는 것만으로도 두통은 크게 줄어든다. 시원함을 얻는 대신 몸의 신호를 무시하지 않는 것, 그 균형이 여름 건강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