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나나는 냉장고에 넣으면 더 오래 갈 것 같지만, 오히려 껍질이 빠르게 검게 변한다.
겉은 시커멓게 변했는데 속은 멀쩡한 경험,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오늘은 그 과학적 이유를 정리한다.
(저온손상)
바나나는 열대 과일이다.
원래 13~15℃ 이상 환경에서 자라도록 적응한 식물이다.
냉장고 온도는 보통 3~5℃다.
이 온도는 바나나에게 ‘스트레스’ 환경이다.
저온에 노출되면 세포막이 손상된다.
세포 구조가 불안정해지고, 내부 조직이 빠르게 변색된다.
이 현상을 **저온손상(Chilling Injury)**이라고 한다.
특히 열대 과일은 추위에 약하다.
그래서 냉장고에 넣는 순간부터
껍질 세포가 무너지기 시작한다.
(효소반응)
바나나 껍질이 검게 변하는 핵심 원인은 효소다.
바나나에는 폴리페놀 산화효소라는 물질이 있다.
이 효소는 산소와 만나면 갈색 물질을 만든다.
저온손상으로 세포막이 깨지면
효소와 산소가 쉽게 만나게 된다.
그 결과 갈변 반응이 빠르게 진행된다.
이것은 상해서 생기는 곰팡이와는 다르다.
산화 반응에 의한 색 변화다.
(속은 왜 멀쩡할까?)
흥미로운 점은 껍질만 먼저 변한다는 것이다.
껍질은 외부 환경과 직접 맞닿아 있다.
온도 변화 영향을 가장 먼저 받는다.
반면 과육은 두꺼운 껍질 안에 있어
온도 변화가 상대적으로 느리다.
그래서 겉은 까맣게 변해도
속은 아직 먹을 수 있는 상태가 된다.
(그렇다면 냉장 보관은 절대 안 될까?)
완전히 익기 전 바나나는 냉장 보관을 피하는 것이 좋다.
실온 15~20℃가 가장 적절하다.
이미 충분히 익은 바나나라면
짧은 기간 냉장 보관은 가능하다.
이때 껍질은 검게 변해도
과육 숙성 속도는 늦춰진다.
보관 팁은 다음과 같다.
- 송이째 두지 말고 하나씩 분리
- 꼭지 부분을 랩으로 감싸기
- 직사광선 피하기
이렇게 하면 숙성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냉동은 괜찮을까?)
껍질을 벗겨 냉동하는 것은 가능하다.
다만 해동 후 식감은 무르게 변한다.
주스나 베이킹용으로는 좋지만
그대로 먹기에는 식감이 달라진다.
정리
바나나가 냉장고에서 검게 변하는 이유는
부패가 아니라 저온손상 + 효소 산화 반응 때문이다.
열대 과일은 추위에 약하다.
껍질이 먼저 반응한다.
보관 환경을 이해하면
음식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사소해 보이지만
생활 속 과학은 이미 우리 주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