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냉동실에서 얼음을 꺼냈을 때 처음에는 투명하던 얼음이, 시간이 지나면 표면이 하얗고 뿌옇게 변해 있는 걸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겉보기에는 얼음이 상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이거 먹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 현상은 음식이 상한 것이 아니라 냉동 환경에서 일어나는 과학적 변화 때문이다.
얼음이 하얗게 변하는 이유를 알면, 냉동실 관리 방법도 함께 이해할 수 있다.
(얼음이 하얗게 변하는 첫 번째 이유: 수분의 승화)
냉동실 속 얼음은 영하의 온도에 있지만, 그 상태로 완전히 고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얼음 표면의 물 분자는 아주 천천히 기체 상태로 빠져나가는데, 이를 승화라고 한다.
- 얼음 → 물을 거치지 않고 → 수증기로 변함
- 이 과정이 반복되면 얼음 표면이 깎이듯 변형됨
- 표면이 거칠어지면서 빛이 산란되어 하얗게 보임
즉, 얼음이 하얗게 변한 것은 ‘불순물’ 때문이 아니라 수분이 빠져나간 흔적인 셈이다.
이 현상은 냉동실에 오래 보관한 고기나 생선 표면이 하얗게 마르는 냉동 화상과 같은 원리다.
(두 번째 이유: 냉동실 속 공기와 냄새의 침투)
냉동실 안은 완전히 밀폐된 공간이 아니다. 문을 여닫을 때마다 외부 공기가 들어오고, 내부 음식 냄새도 함께 순환한다.
얼음은 생각보다 주변 냄새와 공기를 잘 흡수한다.
- 공기 중 수분과 가스가 얼음 표면에 달라붙음
- 미세한 기포가 생기며 얼음이 불투명해짐
- 이 과정이 반복되면 표면이 뿌옇게 변함
특히 얼음을 뚜껑 없는 트레이에 보관할수록 이 현상이 더 빨리 나타난다.
그래서 냉동실에서 오래된 얼음은 냄새가 나거나 맛이 밋밋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세 번째 이유: 온도 변화로 생기는 미세 균열)
냉동실은 항상 같은 온도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미세한 온도 변화가 반복된다.
- 냉동실 문을 열 때
- 자동 제상 기능이 작동할 때
- 음식물을 새로 넣을 때
이런 순간마다 얼음은 미세하게 녹았다가 다시 얼기를 반복한다.
그 결과 얼음 내부에 작은 균열과 공기층이 생기고, 빛이 통과하지 못해 하얗게 보이게 된다.
투명한 얼음은 내부 구조가 치밀하지만, 시간이 지난 얼음은 내부에 공기가 많아져 우유빛 얼음처럼 변한다.
(하얗게 변한 얼음, 먹어도 괜찮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위생 상태만 괜찮다면 먹어도 큰 문제는 없다.
하얗게 변한 얼음 자체가 유해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런 경우에는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 냄새가 심하게 배어 있는 경우
- 표면이 지나치게 마르고 가루처럼 느껴질 때
- 너무 오래 방치해 출처를 알 수 없는 얼음
특히 음료용 얼음보다는, 세척이나 음식 냉각용으로 사용하는 편이 더 안전하다.
(얼음을 오래 투명하게 보관하는 방법)
생활 속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 밀폐 용기 사용하기
→ 지퍼백이나 전용 얼음 보관통 사용 - 정수된 물이나 끓였다 식힌 물 사용
→ 기포와 불순물 감소 - 얼음 오래 쌓아두지 않기
→ 1~2주 내 사용 권장 - 냉동실 냄새 관리
→ 베이킹소다·탈취제 활용
이렇게만 해도 얼음이 하얗게 변하는 속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정리
냉동실 얼음이 하얗게 변하는 것은 상하거나 오염된 신호가 아니라,
수분의 승화, 공기 침투, 온도 변화가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과학 현상이다.
이 현상을 이해하면 괜히 버릴 필요도 없고,
냉동실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다음번에 하얗게 변한 얼음을 보게 된다면,
“아, 이건 냉동실에서 시간이 만든 흔적이구나” 하고 한 번 떠올려보자.